세월호와 나 그리고 노랑리본
세월호참사가 일어난지 7년이 흘렀다.
정권이 바뀌었고, 나와 같은 방향을 보고있다고 생각했던 국회의원들이 180명이나 되었고, 그가 하는 말과 일이라면 내가 거의 신뢰 하는 사람이 대통령인데, 제일 먼저 진상이 밝혀질 것아리고 생각했었는데 박근혜 탄핵된거 말곤 다 그대로 있는것 같다. 나도 이러한데, 그 추운 배안에서 하늘로 가버린 304명의 부모 형제 친구들은 오죽할까. 왜 아직도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하면서 제발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어야 하는걸까.
내가 이렇게 궁금한데... 말이다.
대통령도 궁금할텐데...말이다.
2014년 4월16일 아침 10시 쯤이었나, 당시 거의 매일 맥주 500ml 4캔에 라면을 먹고 잤던 나는 할머니네 생선백반집에 가서 아침을 먹으며 뉴스를 처음 봤었다. 나는 긴장하지 않았었다. 배가 컸고 당연히 모두 구출되겠지 라고만 생각하면서 식사를 마쳤고, 그냥 별다른 주목을 안했던것 같은데 저녁에 뉴스를 보니 배는 빙산의 일각처럼 남겨져있고 배안에서 나오지 않은 사람들이 너무 많았던거다. 어? 저기에 다 몰려있나? 왜 안구하지?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는 해경과 헬기를 보면서는 해상사고가 나면 저렇게 구출하러 애쓰지 않는게 맞는건가? 무언가 폭발하는것 처럼? ... 이틀 뒤엔 그 빙산의 일각도 완전 없어져 버렸다. 어? 바다로 다 가라앉았어도 배가 크니깐 살아있겠지? 그래서 저러고들 시간을 끌 수 있는거겠지? ....근데 왜 안 구했지? ...
그때부터 너무 무서웠고 무슨 예감같은건 버리고, 내내 팽목항에 가있는 손석희와 jtbc기자들을 주목했다.
어? 어떻게 된거지?
어? 왜 이렇게 된거지?
어? 다 나올수 있었던 것 같은데? 배가 떠있었잖아
어? 전원 구출이라고 하지 않았었나?
....
해경들은 왜 새월호 주변에서만 머물렀는지,
선장과 선원들을 우선 구출한 이유는 뭔지,
국정원은 왜 선장과 같이 있었는지,
왜 구명조끼입고 뛰어내리라 안했는지,
왜 항적기록은 이상한지,
왜 사람이 304명이나 죽어버린 사고인데도 아직도 왜 그렇게 된건지 당시 책임자들은 뭘하고 있었는지 아무것도 밝혀지지 않는건지,
왜 세월호 참사 상황에도 공무원들은 의전만 챙겼는지,
왜 아직도 살릴 수 있는애를 놔두고 지가 헬기를 타고 가버리는 높은 위치의 직급들의 행태는 그대로 있는건지,
도데체 왜 그 많은 아이들이 그렇게 죽어가야 했는지.
상상이 닿을때 나는 너무 무서워서 몸이 언다.
최선을 다했는데 '못'구해서라면 유가족들도 나도 좀 달랐을것같다. 안 구한 것 같아서, 왜 구하려고 안했었는지 그게 너무 궁금해서, 그래서 이렇다.
내 조카들이라고 생각했을때는 나는 이겨낼 수 없었을 것 같다 싶었던 그런 일이다. 딱 그 아이들 또래의 부모들 누구라도 될 수 있었다.
그냥 지나가다가 내 차의 노랑리본을 보면, 같이 기억해주는 사람 있음에 위로를 받으셨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나는 아직 노랑리본을 떼지 못한다. 진상규명이 명확히 될때, 이제 완벽하게 '추모'만 해도 될때 그 가족들이 리본을 떼면 그때 나의 리본도 떼어 지겠지.
38년생이었던 아버지는 2007년 어느날 쓰러지셔서 다시 일어나지 못하셨다. 그렇게 하늘나라로, 아직 혼자 살 어떤 계획도 없는 철부지 어른 막내딸을 두고 가셨다. 68세에 돌아가셨는데, 13주기인 작년 기일쯤 되니 아버지가 82세시면 돌아가실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더니, 그때부턴 아버지가 없음을 안정적으로 인정할수 있게 되었던것 같다. 세월호의 아이들이 너무 어리다. 선생님들도 너무 젊다. 304명 그들 중 누구도 '그정도 나이면...' 에 해당하는 사람이 없다. 이제 '추모만' 해도 된다 하는 날이 오더라도 얼마나 더 오랫동안 보내지를 못하겠나. 부재에 대한 안정적인 인정이 몇살이 되면 가능할까.
지나가시다가 제 차를 볼때, 같은 마음으로 진실이 밝혀지길 기다리는 사람 한명 여기 있음을 꼭 알아주세요. 슬픔속에서 같이 기다려요...같이.

세월호 참사 다음해에 그렸던 그림인데 100호 10개 붙여서 그려야지 했던 제목이다. 올해는 이 연작 한편 완성해야겠다.

돌아가실때 아빠는 너무너무 노랬었다. 형광빛 인디안 엘로우. 단무지같았다. 아빠랑 다시 같이 살고 싶어서 그렸던 그림 시리즈들.

이제 이 그림은 언니네 새로 이사간 집에 걸린다. 의미가 전달되어 다행이고 밝게 잘 그려진 것 같아서 좋다. 그림 참 많이 버렸었는데 가지고 있어서 다행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