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메모와 편의점 해고
• ' 사장이 바뀐다.
고용인들은 그대로 인수인계된다 한다.
덕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주 바로 오늘 그리고 내일 나는 출근 안 한다. 너무 좋다.
본격 개인전 준비의 서막을 이번 주말에 열리라.
유급휴가가 있고, 아플 땐 쉬어도 치료비와 위로금이 나오는 좋은 직장에서 일하지 않지만 내게 필요한 쉼이었다.'
------이런 글을 써 놨었는데..., 그다음 주 0시 출근하니, 새 사장은 야간영업을 안 한다며 나를 해고했다. 해고의 방식이 이런 방법밖에 없었을까? 최저시급 받는 사람들의 오고 가는 걸음은 돈도 아니고 신경 안 써도 된다는 법이 있나? 미리 말하면 죽는 병이 돌고 있나? 고용은 왜 그대로 된다고 했나? 나는 나중에 이러지 말아야지... 등등 이런저런 생각도 들었고, 이런 건 너무 비인간적이다 싶었다. 내 의지가 아닌 갑작스러운 변화는 스트레스다.
전시도 있으니 당분간은 주중 학교 방역 알바만 하고 주말엔 작업을 하자 생각한다.
2020년 4월30일 부터 시작해서, 딱 2년간 편의점에서 주말을 보냈다. 1년 반은 19시간, 6개월은 16시간 일해서 나는 생계를 유지했다. 할 줄 아는 일 하나를 늘렸다. 많은 상념이 오갔고 몰랐던 사람들을 경험했었던 그 이년 간의 나는 바로 여기 있다. 없어지지 않는다.





• '어게인 궁상떨면 손해 본다'
외장하드 맛 갔다. 하나 더 사서, 2중 백업하고 네트워크 스토리지도 구입해서 옮겨놓아야지 했던 '어느 날'이 있었는데, 그냥 좀 더 돈 벌면 사야지 했다가 이 사단이 났다. 데이터 복구하고, 외장하드 사느라 또 예상치 못했던 돈이 들었다.
'다행' 은 누적되면 '감사'가 안 되는 것 같다.
손목 부러지면, 다리 아닌 게 어디야,
화상 입고는, 얼굴 안 나간 게 어디야,
G80 긁으면, 벤츠 아닌 게 어디야,
60대 아니고 50대에 이렇게 사는 게 어디야... 그게 어디야 다행이지 했었는데, 이것들이 쌓이니 감사가 안된다.
누군가 '다행'으로 여길 일들을 겪는 걸 내가 알게 된다면, 그것이 누적되지 않게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
데이터 나갔을 때 복구할 수 있는 게 어디야, 그 돈 있는 게 어디야 라고 이번 한 번만 더 '다행 더미'에 돌 하나 올려 본다.
• 몸이 안 좋으셔서 3주간 결석하신 학습자 한분이 오셨다. 정말 너무 아파 보였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환자 같았는데, '집에서 그림을 그리시겠다고, 그리던 거 가지러 왔다' 고 하신다.
그림을 그린다는 게 뭘까... 생각했다. 툭치면 무너질 것 같은 혈색으로 청라에서 홍대까지 오셨다. 쉬는 것도 아니고 집에서 그림을 더 그려서 가지고 오겠다고 하신다. 그림이 뭐길래. 아직 답을 못 내리겠다.
나의 마음 매무새를 가다듬고, 지도의 방향과 나의 역할에 대해 돌아본다. '성인이 되어 즐겁게 그림 그리면서 살고 싶은 분들께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고 교육원 강의에서의 나를 정했었는데, 나는 제대로 하고 있나? 그들의 인생길에 도움이 되고 있나?
• 인간은 자기를 표현하고 싶어 한다. 그래서 창작한다. 그 창작의 어법이 보다 규격에 맞게, 보다 세련되게, 보다 설득력을 갖추기 위해 배운다. 창작의 행위만으로는 만족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예전엔, 취미이신 분들은 행위만으로도 만족이 되는줄 알았다. 교육원 수업을 하면서,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단계가 있어 달라지기도 하고, 처음 시작이 다르기도 하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두가 타인들에게 인정받고 싶어 하고, 내가 꿈꾼 것을 똑 같이 꿈꾼다. 그림이란게 참 그렇다... 이것이 참~ '실용적' 이거나, '직접적' 이지 않아서 인것 같다. 행위하는 '내가' 주인공이 되는게 아니라, 되어진 '그림' 이 주연이라, 그림으로부터의 발산되는 에너지가 남아있기 때문 아닐까. 그 여분의 에너지가 닿는 곳이 있어야 나의 행위의 만족이 매듭지어 진다? 상당히 '정신적인 것'을 하고 있는데, 지극히 속물적인 세계. 그 세계에서 속물아닌척 하다가 들키고 이제 나는 떠나려는가. 우아함이란 뭘까.
작가로서의 나는 어느 단계이고, 어느 정도를 갈망하는가.
내가 직업적으로 제대로 서있지 못하면 도와줄 수도 없다.
나는 아직 나의 문법을 정하지 못했고 규칙을 세우지 못했다. 언제쯤 될까. 규칙을 발견하면 예술이 된다.

• 사람들이 이렇게 살고 있는 걸까?
돈이 없는데도 남의 돈으로 자기는 돈 많이 쓰면서 살고 싶어 하고, 남들은 죄인으로 만들고 자기는 부귀영화를 누리고 살아도 된다.
돈이 너무 많아도 남의 돈으로 살고, 세금 내는 게 아깝고 안 내면서도, 나라의 권력자가 되고 싶어 한다. 외국을 더 좋아하고, 대한민국의 법은 지키고 싶지도 않은데 대한민국의 법을 만들고 진행하고 돈을 관리하고 국민들의 대표가 되어 살려고 한다. 자기들만 예외로 귀족으로 살고 싶어한다. 돈 많으니 그렇게 지들끼리 살면될텐데, 얼마나 좋겠지 낄낄대면서 사고 싶은거 다 사고 먹고싶은거 먹으면서 잘난척하고 살지 왜 공공의 일을 하려고 할까.
자기의 안위를 위해서라면 누군가의 자유와 생명, 인격은 말살시키고 망가져도 상관없다. 기회는 모두 자기들만 누리는게 당연하다.
남들은 또 일어서면 되고, 그들은 그래도 된다.
어떻게 이럴 수가 있을까?
이런 사람은 극소수의 살인자들이라고, 부패한 정치인들이나 오만한 언론재벌들이나 그럴꺼라고 생각했었는데, 널려있다는 걸 나이 50넘어 이제야 안다. 나쁘다.
돈이 없으면 벌려고 해야 했는데, 나는 안 했다. 하지만 남을 이용해서 내가 갖고 싶은걸 갖고 살지도 않았다. 남의 등을 쳐서 돈을 벌고 권력을 휘두르는 그들보다는 최소한 잘 살아야 하지 않겠니? 김지애?...
모든 구석이 다 무언가를 팔고 있다.
나도 나를 팔려고 애쓰고 살았어야 했던 걸까. 그림만 그리면 안될까?
이렇게 살면서도 아직도 헛소리를 지껄인다.
오늘은 방역 알바와 교육원 강의료 받는 날. 급여가 정말 적다..... 휴..., 주 7일을 일했는데 돈이 너무 적다...ㅠㅠ 그래도 시급은 강의가 제일 높으니 잘 유지하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