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 writing/2018~

기로에 그만 서있기 주말에 편의점에 나오기 위해 일주일을 사는 사람처럼 살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는지를 알고 있는데, 잘 안된다. 누군가 작가로 살기 위해서 알바(공공근로, 편의점, 청소 등등)를 해야겠다고 나에게 말 한다면, 작업은 접겠다는 각오가 되어있냐고 아니라면 하지말고 그냥 지금처럼 살라고, 차라리 빚을 지라고 말할꺼다. 주말에만 일하니깐, 아침에만 일하니깐 나머지 시간은 잘 써서 작업을 한다던가, 이전처럼 빈둥대면서도 무언가 하고 있다는 류의 생각은 어렵다고 충고할꺼다. 여행을 가거나, 미술계 사람들을 만나거나, 시각적 경험을 많이 하고 감성적 충만을 얻어서 그걸로 다음 작품을 제작한다는 계획은 버리는 거라고 말해줄꺼다. 지금까지 살았던 삶은 '한때' 가 되는 다른 길을 가는 거라고, 그러니 작가의 길에 있고 .. 더보기
화상녀의 편의점야간 투혼기 5/24월요일 국냄비 한솥 나에게 끼얹는 사고를 겪은 나는 화상치료중이다. 난생처음 이렇게 넓은 부위를 데여서일까, 그냥 화상이란게 이렇게 괴로운걸까 ,아니면, 그냥 힘든걸까 ..., 눈물로 가득찬 풍선같다. 한번에 라면5~8개씩 끓여먹고도 계속 배가 고픈 나날이 지속되던 나는 한달전쯤부터 특단의 조치를 취했었는데, 그게 라면스프 가미한 야채국 한솥이었다. 양배추랑 토마토, 당근, 계란, 두부 등을 푹삶듯 끓여서 배가 터져라 먹었었다. 먹고 또 먹고 집에 갈때까지 배를 채웠다. 그날따라 국물도 많았고 하필 바퀴달린 선반에 얹어 두고는, 바닥에 떨어진 수세미를 줍다가 바퀴움직여, 세워진 캔버스 건드리고, 그 캔버스 나의 국솥을 밀었고 결국 내게 쏟아졌다. 작업실에서 작업은 안하고 맨날 야채국을 끓이고 있는.. 더보기
기로에 서있기 내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내가 있었다. 1년전 편의점일을 시작하고 방역알바를 나가면서, 남들의 눈엔 그림만 그리면 되는 것처럼 보여지는 삶을 그만두면서, 은근히 바랬던 '이상적인 나' 그게 있었다. 표현하면 부끄러우니깐 나만 알고 있다가, 나와 남을 놀래켜주고 싶었던게 분명하다. 그래서 내가 인식을 잘 못했다. 나의 바램을. 주7일 알바를 하면서 열의를 다해 그림을 병행하는데, 그것도 지금까지 내 작가인생중 최고로 열심히 하는거고, 1년쯤 지난 거의 오늘 쯤에는, 다시사람들한테 그림을 보여주면서 작가로 굳건하게 우뚝 땅을 디디고, 바쁘고 건강하게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들에겐 '좀 늦어도 괜찮다' 또는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라던가 하는 쿨한 메세지도 날리는, 그림은 한층 더 견고해지고, 10년 넘게 우.. 더보기
세월호와 나 그리고 노랑리본 세월호참사가 일어난지 7년이 흘렀다. 정권이 바뀌었고, 나와 같은 방향을 보고있다고 생각했던 국회의원들이 180명이나 되었고, 그가 하는 말과 일이라면 내가 거의 신뢰 하는 사람이 대통령인데, 제일 먼저 진상이 밝혀질 것아리고 생각했었는데 박근혜 탄핵된거 말곤 다 그대로 있는것 같다. 나도 이러한데, 그 추운 배안에서 하늘로 가버린 304명의 부모 형제 친구들은 오죽할까. 왜 아직도 삭발을 하고 단식을 하면서 제발 도와달라고 외치고 있어야 하는걸까. 내가 이렇게 궁금한데... 말이다. 대통령도 궁금할텐데...말이다. 2014년 4월16일 아침 10시 쯤이었나, 당시 거의 매일 맥주 500ml 4캔에 라면을 먹고 잤던 나는 할머니네 생선백반집에 가서 아침을 먹으며 뉴스를 처음 봤었다. 나는 긴장하지 않았었.. 더보기
편의점 야간 끝내고 청소일은 무리인듯 (2) 1시간1만원 2시간 주6일 가구매장 화장실과 기타 청소업무는 6일하고 관뒀다. 토요일 밤새고 인천에서 왕복80키로를 달리는 일정의 2만원 벌이이기 때문도 아니고, 억수같은 비를 맞으며 마대 걸레를 빨아야 하는 이유도 아니었다. 결정적 계기. 4층은 가구회사 일반 직원들이 이용하는 화장실이 있다.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세면대와 변기 한개가 있는 프라이빗한 공간(칸이 여러개있는 넒은 화장실이 아니다). 청소아줌마가 아무리 투명인간 이래도, 내가 거울을 닦고 세면대를 닦고 있는데 들어와서 똥을 싸는 건 너무한거 아닌가? 처음엔 놀랐고 그 담부턴 더러웠고 그 담엔 화가 났다. 마지막 날엔 쪼그려 앉아서 변기를 닦고있는데 바로 옆에 서서는 자기가 싸야하니 청소를 좀 있다가 하라는 수신호를 보낸다. 마지막날이라 말.. 더보기
편의점야간 끝내고 청소일은 무리인듯 (1) 지난번 사장님 말씀, 주간 타임은 내 시간인 야간과는 달리 매우 바빠서 분리수거 지시는 못한다, 물건 안 채워넣는것도 당연하고 자기 시간에 입고된 냉장물류도 정리 못할수도 있다, 김지애씨가 이해하고 양해하라, 그러나 니가 안 하고 가는건 예의없는 짓이다, 야간은 손님도 없고 센터물류는 토요일에만 오지않냐... 당시, 임무로 주어져야 바빠서 못할땐 미안함이라도 생길것 같은데, 아예 시키지도 않는다는 말에 나는 실망했었다. 지금 그만둘수는 없어 마음을 다잡았지만, 가득찬 쓰레기통을 보고 분리수거 하고 가라고 말했다. 깜빡했다, 손님이 너무 많았다 더니 그냥 갔다. 얘는 똑똑한걸까? 온 지 세달만에 벌써 자기가 어디까지 해야하는지를 안다. 나만 바보인걸까? 생각도 했지만, 나의, 한번의 '내시간에 벌어진것만 .. 더보기
레이닝데이 비온다 좋다 더보기
책잡힐 일 만들지 말고 다시 잘하자. 편의점 주말 야간 10달 2주차 편여사 화이팅 이상하게 힘들고 속상함이 반복되는 근무시간을 한동안 겪었었다. 언제나처럼 금요일 출근했을때도 물건들이 채워져 있지 않았었는데, 토요일에도 그러한데, 문득 '나만 일하네'라는 생각이 들었던 거다. 비나 눈이와서 박스들 깔아놓는 날엔 말짱 개이고 땅도 안 젖은 하루종일을 보냈는데도 내가 출근할때까지 아무도 걷지 않고 분리수거도 안한다. 분리수거는 온갖 오염이 가득한 쓰레기통에 손을 집어넣고 해야하는 일이라 정말 하기 싫은 일. 왜 내가 '새삼' 속상할까를 돌아봤다. 무언가 쌓여온거다. 얼마전 토요일에 나와 교대하던 청년근무자가 초보알바로 교체 되었는데, 그 친구가 일을 못해서 일까 생각해보니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고(새 근무자들에겐 시간이 필요하니깐, 나도 그랬고), 이전 앞교대 청년 그 친구 애많이 썼었구나.. 더보기
검둥개 컴 어겐 오늘 또 검둥개가 찾아왔다. 아주 깊이 묵직하게 와버려서 아침부터 눈물이 난다. 줄줄줄줄. 이런날의 나를 관찰하였으니, 조심하고 다독여야 하는데, 어제 예술지원사업 공모 지원서 작성을 포기하고 나니, '나를 다독이기'가 잘 안된다. 울고있다. 아침에 아이들의 등교체크를 하며, 손잡이를 닦으며, 난간을 닦으며, 열화상 카메라를 보며 울고있다. 나의 마음이 참 상했는데, 그게 '나때문'이라 뭐라 할수가 없다. 끈질기게 물고 있었으면 쓸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나는 또 피했다. 해도 안될 것 같아서, 도무지 생각이 안나서. 두피밑으로 생각하기를 멈춘지 족히 10년은 넘었다. 나는 이미 고갈되어 있었는데 채워 놓지를 못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고 남들이 먼저 알았기에 나는 콜을 받지 못했다. 내 그림을 '보자 .. 더보기
방역여사 애킴의 두번째 학교 라스트데이 2020년 9월부터 했던 중학교방역여사 업무를 마감한 날. 2021 2월 4일. 2학기 중학교에선 등교인원도 적었는데다가 확진자 1명 발생 이후 전면 온라인 수업을 하니 일은 정말 수월했었다. 1학기 여고소독과는 비할수가 없었다. 마지막 근무일에는 1학년이 될 초6 아이들이 입학원서를 내러오고 중3들은 학교배정을 받느라 모두왔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아이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특히 초6애들은 모두들 상당히 긴장한 모습으로 거리두기를 위해 찍혀진 노랑점에 정확하게 딱딱 서는데, 정말 귀여웠다. 와 이랬던 애들이 3학년이 되는구나, 이랬던 내가 50이 되었구나 생각한다. Law&order성범죄전담반SVU . 한 트랜스젠더 고등학생 애가 다리 난간에서 추락한다. 직전에 몇명의 아이들에게서 놀림과 몰림을 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