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일어나는 일' 을 해야한다는 생각으로 수락한 편도80km가 넘는 이 곳 이천월전미술관에서 두번째 드로잉수업을 마치고 가는 길. '사랑해 '라는 글씨를 보니 이 말을 가장 많이했던 대상이 짱아였구나 생각한다. 이번 추석은, 짱아가 없는 첫번째 명절 가족모임이자 97년이후 강아지가 없는 집에서의 첫 명절이었다. 우리들과 함께 식탁의자에 앉아 얼굴을 쏙 내밀고 내가 주는 고기를 냠냠먹던 짱아야 어디있니. 까미와 아빠가 하늘로 갔을땐 히도리와 짱아가 있었고 히도리가 갔을땐 짱아가 있었기에 슬픔에 묻히지 않으려 애를썼고 나의 의무를 다하고자 노력했었는데 짱아가 가니 혼자서 뭘 하기가 참 어렵다. 짱아가 가고 두달이 넘어인데 작업실에선 그림을 안 그렸고 정리를 겨우했으며 짱아라는 아이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하고싶으니 사람들 만나 우정나누기는 안 하는게 낫다. 안하는 이야기 보따리만 땅땅해 지네. 집을 나서며는 '엽기곰인형' 을 눕히고 짱아야 온니 다녀올께, 집에 가서는 짱아 잘있었어...하는 나를 보면 '퇴행'이라는 낱말이 떠오르지만 가슴줄을 해서 데리고 다니지 않아 다행이리. 짱아가 없으니 집을 잃은 것 같다. 심폐소생술을 했어야 했다고 아직도 생각한다. 이렇게 둥둥 떠버린 내가 정상적인 시간 속에서 잘 살아야 한다 다짐 하면서 월전미술관이 있는 이천 설봉공원 산책을 마침. 서울로 고고. 2018 0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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