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작품촬영했다
2미터 드로잉 33장, 올해 초에 그린 두사람시리즈 50호 6점, 빨간목마 30호1개.
작품촬영할때는 내가 다시 작가로 대접 받는것 같아 현실이 아닌것 같다. 작가 대접받는 상황이 비현실적이라... 그래서 나는 호미화방 갈때와 포토아트에 있을때가 참 좋은가 보다.
거기가면 내가 작가 같...다.
팔리지도 않고 전시하자는 사람하나 없는 내 그림들을 소중히 다뤄 주신다.
신기루처럼 훌쩍 사라지네.








포토아트는 92년 내 학부시절에도 홍대정문앞에 있었던 두 형제분이 운영하는 스튜디오로서 홍대 대부분의 미대애들, 작가들은 포토아트에서 작품촬영을 했다. 나는 GO스튜디오 임창택사장님이 촬영을 그만 두시던 때까지는(2010년) GO에서 촬영을 했었으니, 내가 다시 작품 촬영을 하게 된 2017년 부터가 포토아트와의 인연 시작이라 할 수 있겠다.
무뚝뚝할 것 같은 어피어런스의 사장님들이,
'그림이 참 좋다' '보면볼수록 또 보고싶은 그림이다' ' 김지애씨 그림을 보니 전시를 하고 싶다 생각이 든다 ' '어떻게든 전시를 하게 도와드려야 하는데....'라고 말씀을 하시니, 내겐 격려가 되었고 좀 힘이 났고 감동이었다. 화실을 열라, 뭐를 해보지 그러니, 공공근로를 해라, 요양보호사를 해라, 책을 내라 등의 말만 들었었는데 자기가 뭘 해 줄수 없나 생각하며 말하는 사람은 처음이었다. 자기가 관여되지 않은 활동을 제안하고 조언하는 일은 쉽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먹는걸 좋아하니 도시락들 후기를 써라 응모를 해라 GS에 보내라 등등.
지난주엔 나의 근황을 묻는 어떤 이에게, '주중엔 중학교 소독일을 한다 여기저기 뿌리고 닦고 등교 도우미 하고그런다' 했을때, 자기도 맨날 집에서 하는 일이라고 '나도 맨날해~' 하는데 웃꼈다. 자기집 자기자식들 한테 하는게 내가 일하는것과 같다 말하는 그와는 자주 통화하며 징징대는 사이도 아닌데 왜 그런 보편화를 시키는건지 전화를 끊고 나서 얘기했던 순간을 후회했었다. 이렇게 사람도 알게 되고 또 나 자신에 대해서도 더 알게 되는 시간들을 쌓고 있다.
사장님들의 말씀이 고마웠던 이유는, '자기가 뭐 해 줄수 있는 일이 없을까?' 라는 생각으로부터의 건네진 말은 처음이었고, 많은 작가들의 작품을 촬영하면서 이 세계를 아는 분들의 견해였기 때문인것 같다. 실천의 여부를 떠나 오늘의 나는 포토아트 사장님들의 말씀으로 인해 힘이 났다.

넓은 공간에서 떨어져서 내 '같이가자'들을 보니 좀 더 객관적 시선으로 내 그림을 볼수있었고 그렇게 내린 결론은 '죽인다'. 수많은 전시 공모 기획공모에 냈었는데 '눈도 없는 것들' 이란 생각이.... ㅎㅎ. 됐다. Forget it ! Move on! 그냥 이렇게 하루를 살고 한걸음씩 가자 괜찮다. 좀 안정적인 일자리가 생기거나 그림이 팔리면 편의점은 그만두고 ...라고 다시 말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나는 괜찮고 내 그림은 근사하다.


서울시에서 여름에 있었던 공공설치미술 공모 1차 통과(300명) 되어 100만원 받으면 작품 촬영해야지 했는데 넘 다행으로 1차는 통과해서 무사촬영. 본선100명엔 못들었슴. 내 '같이가자' 스틸 조형물로 휴즈하게 만들면 죽일것 같았는데. 100만원이라도 받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금새 라스트 최종 25팀에 들수도 있었다는 착각으로 바뀌는 것은 정말 한순간. 20만원정도 오바는 했지만 지금의 내게 제일 필요한 부분에 잘 썼다. 유동이 편한 패딩잠바가 필요했었는데 잘 샀고 픽사티프 떨어졌었는데 주문했고 벼르던 작품촬영까지 해냈다. 이 100만원은 내게 재난지원금이다. 감사하다. 또 박원순 시장님 생각이 난다. 처음 재난지원금 받고 박원순 때문에 산다~ 했던 나는 아직 그대로인데 시장님만 없다. 박시장님이 서울시민인 내게 미친 영향은 단비처럼 곱고 가을 들판처럼 풍성하다. 돌아가신 후에도 이런 필요를 채워주시다니. 그런분을 모함하고 자신의 영달을 위해 모욕했던 사람들을 나는 잊지 않을꺼고 그것들이 가득한 시민단체, 언론, 정당의 망함을 촉구하고 바랄것이고 바란다. 시장님 감사합니다.


오늘까지 3일동안 3학년들이 시험을 봤다. 시험기간엔 일이 2/3로 준다.
1학기때 여고소독 할때는 급식당까지 닦아야 했었기 때문에 급식을 안하는 중간 기말 고사 기간이 너무너무 좋았었다.
여기는 시험을 안 보는 매일 등교자인 1학년들은 급식을 먹어서 '점심 질서 유지(급식당 앞 거리유지를 감안하여 무전을 받고 한반씩 소독제를 짜주면서 급식당으로 내려보내는 임무, 이 학교는 급식당 닦는건 조리부에서 알아서함)'는 해야하지만 그래도 너무 수월하다. 주7일을 일하면서, 월차나 유급휴가가 있는 일을 하고싶다는 소원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런 느낌일까 생각한다.
이 학교는 시험기간에 선생님들 먹으라고 찹쌀과자, 초콜렛, 사탕, 칙촉, 에이스, 쿠크다스 같은것들이 비치되어 있다. 나도 먹어도 된다고 해서 좋음 (소독과 편의점일을 시작한 이후 과자가 주는 기쁨에 넘 빠져있슴)~.
기온이 많이 내려간 요즘, 아침 등교지도 할땐 많이 춥다. 어머니가 사 준 기모달린 바지랑 후드티 패딩조끼를 소독여사 겨울 근무복으로 확정 지음. 레깅스를 두개나 신고, 나는 외친다. '귀찮아도 넘어가지(펜스 줄을) 말자~ 예쁘게 등교하자~ 얘들아 안녕~ 어서와~' 가끔 편줌마가 불쑥 튀어나와, '어서오십시오~ 안녕하십니까~'도 하면서, 열심히 '펜스 줄 풀고 묶기' 를 하고 있는 나는 방역여사 김지애.
그래, 이렇게 하루씩 살자. 조금만 멀리 내다 봐도 아직 많이 우울하니 애써서라도 눈을 질근 감자. 오늘도, '오늘 하루만' 이렇게 살자. 괜찮아 김지애.
나는 괜찮고 내 그림은 죽인다.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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