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편의점 2주차.
• 작업실에서 걸어서 7분거리. 젊은 여자 사장님이 운영하는 아주 큰 Emart24. 전에 일하던 매장의 8배는 넘는것 같다 10배? 청소의 분량이 많이 늘었고 근무시간이 줄어 수입이 적어지지만, 튀김기가 없어서 여길 선택했다. 아직은 여러면에서 시간이 많이 걸리지만, 담배검수 내가 안해도 되고 아침에 점착하는 센터물건을 내가정리완 완료하지 않아도 되는 큰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편의점일을 하러 인천으로 가는 과정이 없어져서 좋다. 집이 인천이고 편의점이 가까이 있었는데도, 일하러 나서는 시간이 참 싫었다. 여기는 일을 다 마치고 집으로 가는 느낌이어서 괜찮은건가? 아직도 인천집 보단 작업실에서 안정을 느껴서 괜찮은건가? 잘 모르겠다. 이렇게 큰 매장에서는 일을 잘 못할줄 알았는데 용기를 냈다. 옮기길 잘했다.
• 9월부터 급식실 일을 하면서, 주7일을 대걸레질을 하는데, 그래서 그런걸까 집과 작업실 청소를 안하고 있다. 두달 되어간다. 집은 코드zero로 한번만 돌리면되고, 작업실도 진공청소기 한번 돌리면 되는데, 양쪽 다 주1회도 안한다. 엉망이다. 사람의 심리가 미치는 일상의 환경변화에 대해 몸소 체험하며 알아가고 있다. 이러다가 구로동집처럼 더럽게 되기 쉬우니, 이젠 해야한다. 미루지말자. 단 다음주부터 해도될까요? 앙앙유유 앙유
어머니는 아주 예전부터도 청소는 안 하셨다. 내가 어렸을때도 그랬던것 같다. 항상 아빠가 했었다. 80이 넘으셨으니 코드제로 드는것도 무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구로동집은 정말 더러워졌었었다. 하루하루 아빠가 얼마나 많은 집안일을 하셨었는지를 깨달으며 살다가, 18년 12월 인천으로 이사했다. 깨끗하게 유지하는건 내가 할일이다. 부끄럽다. 아빠가 보고싶고 짱아와 히도리 생각도 많이 나는 아침이다.







• 하루는 참 긴데 일년은 왜 이렇게 빨리 지나간 걸까. 작업을 안해서 그런것 같다. 작업만 하면 스트레스가 덜 할것 같은데, 정말 그림이 그려지질 않는다. 여러가지 일을 하면서 알게된 건, 그림 그릴때 내가 에너지를 많이 썼었구나..., 그 정도의 여유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그만큼의 작업을 했던거였구나..., 그 시간들이 다 작업과정이었다는 것. 이제야 알았다. 3수하고 미대들어간 92년이후 30년만에 알았다.
• 경리단길 가는길에 본 '미술주간' 현수막들. 미술하라 예술하라 생난리다. 대한민국 미술세계와 이렇게 동떨어진 채 중년을 살줄은 몰랐던것 같아 마음이 좀 아팠다. 미술축제를 만들거나 참여하는 아티스트엔 나는 없다. 즐기는 시민도 되기 싫다. 어떻게 하지? 언젠가는 될 줄알고 지금까지 '미술하며' 살았던것 같은데, 또는 '인사이더' 인줄 알고 살았었는데, 아니었다. 나는 '아웃사이더' 였고 인사이더가 될것 같진 않다는걸 갑작스럽게 자각한거다. 서울시에 나부끼는 '미술주간' '미술하라' '예술하라' 가 참 눈부시다. 이렇게 소외감을 크게 느낄줄은 몰랐다. 이건 시기심이고 질투다. 더 숨어들것인가, 아니면 상관없이' 나만의 길을 만들것인가' ... , 그런데 지금은 작업 관련일은 아무것도 못하겠다.
유유유 유 유 유우유 유 유~
1년전처럼 발바닥 통증이 다시 시작됐다. 대책강구! 실천! Forget it & Move on~!

• 어젠 친구를 만나 무용공연을 보러갔다. 무용은 서로 합의하에 지켜지는 것들이 있고, 누구라도 약속을 어기면 다친다. 철저한 연습속에 이뤄내는 인체와 인체가 만나 이루는 조형미가 좋다. 의지하고 이끌고 약속하고 믿는다. 춤은 신뢰가 기본인것 같다. 두사람 이상의 군무를 보고 있으면 존경심이 든다. 무대에서 춤추는 사람들이 멋있다. • 댄서 두분께 초콜렛을 전달했고, 친구와 삼겹살을 먹고 좋은 기분으로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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