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07
2007/12/03/ 새벽 4시40분경
나의 제자이자 후배, 나의 동생, 그리고 나의 친구 26살 애벌레 이경선이 날아올랐다. 나비가 되어.
극도로 짧은 시간안에 벗어버려야 하였던 그 껍질은 그녀를 아프게 했고, 그 고통은 누구도 모를 만큼 깊었으며, 그녀는 힘이 들었다.내가 그녀의 친구 에스더와 함께 마지막으로 본 12시간 후, 결국, 준비했던 날개짓을 내밀어 푸드덕 날아가 올라버렸다.지금은 아마 더 큰 날개짓으로 은하수를 건널 수도 있겠고, 어쩌면 천사들과 둘러앉아 잠시 날개를 닫고 콧노래를 부를지도 모르겠다. 고통없는 세상에서...
나는 참... 슬프다. 그리고 이경선의 큰 웃음 소리가 듣고 싶다.경선이한테 더 잘 해 주지 못한게 너무 후회된다.
비록 애벌레시절 만난 인연일지라도 난 더 잘 할수 있었다.유리로 만든 나의 첫 작품인 십자가를 가슴에 안은 채 기도하는 미소를 짓던 이경선. 내가 준 건... 그것 밖에 없다.
이경선은 나보다 10살이나 어린데도 내게 준 것들이 참 많구나.사랑에 대한 다짐, 삶에 대한 성찰과 반성,그리고 무한한 야훼를 향한 신뢰.... 그리고 내 패션과 헤어에 대한 한 없는 칭송, 내 그림을 향한 감동.... 또 눈물이 나는구나.
나는 요즘 무얼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그림도, 사랑도, 작업실도...그리고 신앙도. 목이 메이는 지금의 그리움이 기분 좋은 그리움이 되는 날들의 간극이 짧아지고,어느덧 내 삶에서 죽음이 일상이 되는 시간을 바라보며,나이는 들어가는 것 같다. 또, 누군가를 더 많이 사랑하지 못함을 후회하지 않도록 하루하루 조금씩 더 사랑의 빚을 지울 수 있기를 다짐하게 하는 이경선의 멋진 12월의 비행.그리고 나는 부끄럽게 나이가 든다.
2007/12/15
2006/07/16 with Kyungsun in Outback
조은지 생일에 조은기, 조은지, 나비이경선, 천사유명연,그리고 나.
어린 동생들 보다 내가 무지 이쁘게 나와서 올리기가 미안한 사진.
2007/12/15
전인배.
1994년8월 어느 여름. 모래알 사진반 남자 동기들 3명과 나는 동해안으로가는 기차를 탔다.
주문진 모 부대에서 군생활 중이던 전인배군을 만났고 외박을 받은 인배와 우리들은 민박을 잡고 김치찌개로 점심도 해 먹은 후 주문진 바닷가로 가서, 소리도 지르고 넘어도 지면서 뜨거운 태양 아래 청춘을 들썩이고 있었던 것 같다. 미친듯이.당시는 태풍 경계경보가 나 있었던 터라 근방 해수욕장에 들어갈 수 없었던 우리들은 일상적인 일 인양 군사지역에 가서 우리만의 해수욕을 즐겼고, 내 옆에서 '지애야, 조개 주워 올께...' 하고 바다로 들어간 인배는 다시 나오지 않았다.
그 날의 공포. 그리고 패닉.
우리는 부대로 들어가 탈영, 자살등의 가능성에 대해 한명한명 헌병들과 독대하여 조사를 받았고 몇번에 걸친 진술서를 썼는데, 그 생생한 밤들은 거짓말처럼 장면장면이 보이질 않는다. 없었던 일 인양.기억나는 것은 한가지, 인배가 탈영했을 수 있다는 억지스런 소원을 내내 빌었던 것인데 그 소원은 이뤄지지 않았다.인배는 그날로부터 3일째 되던 날 청회색빛 굳은 얼굴로 우리에게 돌아왔다. 거기엔 청색시절 피카소 그림속의 두 발이 있었고 참 많이도 부어 있었다.
장례식과 화장을 한 후, 눈물로 뿌려진 인배를 산에두고 우리는 서울로 돌아 왔다.
차라리 나라를 위해 싸우다 잃은 목숨이라면 좋겠다고 울부짓던 아버지 어머니의 절규, 그리고 서울로 돌아오는길에 사주신 설렁탕외엔 어떤차로 누구와 왔는지, 우리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죄책감 그리고 용서할 수 없는 나 자신.후회.
10년이 걸린것 같다. 나의 '않하는 이야기 주머니' 에서 인배를 꺼내기 까지는...
2005년 2월 혼자 가 본 주문진은 10년 전과 다르지 않았고 거기서 나는 후회나 자책, 죄책감으로는 마지막 눈물인양 펑펑 울고 있었다. 인배에게 나 이제 잘살고 잊어도 되냐고 물어봤던 것 같다.엉엉 부르짖고 있는 나의 곁으로 군인 한명이 다가와서는, 거기는 군사지역이니 나오라고 했고, 자전거를 몰던 그는 철조망을 걷어 내고 나온 얼굴 벌건 나를 졸졸졸 따라 오며 어디서 왔냐고 연신 물어 댔다. 나의 첫번째, 너무나도 미안한,외동아들,22살 청춘 나비 전인배.
어느날 문득, '괜찮아 지애야 괜찮아...' 하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으면 어느새 또 눈물이 노래를 부른다.
내 청춘은 이렇게 '안하는 이야기'주머니를 꾹꾹 채워가며 풍선처럼 부풀어 올라 침잠하여 갔던 것 같다. 아이러니하기도 하지.올 한해 ... 두 마리의 예쁜 나비가 15년 전의 인배를 끄집어 낸다.
아직도 주머니에 차있는 남은 나비를 꺼내는 데는 얼마의 시간이 더 필요하려나. 슬픔이 또 하루를 살게한다.
2007/12/20
대학 3학년을 휴학하고 뉴욕에 다녀온 나를 위해 오빠가 까만 푸들 까미를 선물했다. 물론 까미의 제1 주인이자 사랑하는 이는 김대곤이었지만 아빠가 없을 때는 나였다고 확신한다. 사연많은 상태로 (명확하진 않음; 이승연이 서세원에게, 서세원이 어느 아나운서에게, 어느 아나운서가 그녀의 엄마에게 그러다가 서울대 병원에 온 홀로된 까미가 드디어 우리집에 온 거다.)까미는 항상 사람에게 꼭 붙어서 잠을 잔다. 대소변 가리기도 너무 잘하고 13살이 넘어서 입냄새도 많이 나고 그랬지만 얼마나 명석한 두뇌를 자랑 했던지.... 지금도 그런 강아지는 없는 것 같다.
그러다가 2002년 쯤 되었을때 안유진이 태어나고 우리집은 할 수 없이 까미랑 히도리를 엄마가 아는 정릉동의 어느 전도사님집에 보내게 되었고 언니의 산후 조리가 끝난 후 나는 1월 어느 찬겨울날 가족들 모르게 까미 히도리를 찾아 정릉동을 수소문 해서 찾아 갔다. 무슨 연유인지 난 얘네들을 데리고 와야 겠다는 강한 확신이 있 었고 알 수 없는 이유로 까미와 히도리는 그집에 없었다. 전도사님이라는 그 집 주인은 나를 앉혀놓고 '동물을 사람보다 더 사랑하는 이 불쌍한 영혼을 용서해 달라는 기도'를 막 했는데 그런 이상한 기도를 하는 목회자가 이해도 안 될 뿐더러 잘 알아 보지도 않고 나도 모르게 애들을 보낸 엄마를 마구 원망하고 그랬던 것 같다.그 날로 3일동안 생전 가보지도 않았던 정릉동에 전단지를 만들어 배포하면서' 까미야 히도리야'를 울부짖으며 3일동안 매일매일 아침 부터 밤까지 모든 집을 두드리고 강아지 소리가 나면 기다리고, 어린이들을 만나면 사탕도 주면서 울구불구 돌아 다녔다. 그러다가 어쩐일인지 집을 나갔다는 히도리가 돌아 왔다면서 그 이상한 집에서 연락이 왔고 까미는 행방 불명. 나이도 워낙 많긴 했지만 슬프게도 찾을 수 없었다.
겨우 찾아 온 히도리는 바보가 되었다. 대소변도 더 못 가리고, 우울증을 엄청 앓고 있다. 그 이후 불쌍한 히도리를 위해 짱아가 집에 왔고 지금은 약간 멍청한 두마리를 키우고 있다. 얘들도 아빠가 없는 걸 아는지... 병은 더 깊어지고 ....간 혹 내가 어엉엉 울때면 둘이 내 앞으로 앉아서 빤히 쳐다보곤 한다. 가끔 난 좀 내가 병신 같다고 생각할 때가 있다.혹시 아빠가 하늘나라에서 까미랑 만났을지도 모른다는 5세 이하 마인드를 가질때....
까미가 없어 지고 그 모든 사태를 겪으면서너무 늦어진 나의 대응에 또 한참 나는 나를 저주 했던 것 같다.그냥 그런 기도를 하는 기독교인도 싫고, 늦은 나도 싫고 뭐 그랬다.
오늘은 밤까지 넘길 책표지를 마무리 해야 하는데 자꾸 싸이만 하게 된다. 사람들이 내 마음을 읽어 준다는게 좀 좋은 것 같다. 그림이 잘 되었을때는 굳이 말로 할 필요가 없었는데... 또 맘이 굳어진다.
2008/07/15
2008/07/12/Outback in Balsan
같은 자리.조은지의 생일모임. 은지, 은기, 에스더, 나 , 세라.말하진 않았지만 함께했던 경선을 기억했다.
2008/08/07
가장 싫어하는 인간. /여자 때리는 남자./구둣발로 짓밟으면서 섹스하는 남자./머리채를 끌고 다니다가 유산 시킨 남자./그러다 여자 죽인 남자./여자 죽이고도 무죄 주장하는 남자./억울함을 호소 하는 남자./그러면서 하나님을 믿어 온 남자./그녀도 날개가 있을까. /무슨 색깔 나비일까./가장 화려한 채색을 해준들 그 가녀린 어깨가 견딜 수 있을까./그 만신창이 몸뚱아리가 빛이나 낼까. 그리고... 날기는 날아 간 것일까...
2009/05/24
탄핵정국때 촛불집회에서 '불나비' 가 노무현대통령의 가장 좋아하는 노래 라는것을 알았다.
어찌 이토록 노래처럼 살다가 가실 수 있는지.
불을 찾아 헤매는 불나비처럼 /밤이면 밤마다 자유 그리워 /하얀 꽃들을 수레에 싣고
/앞만 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오늘의 이 고통 이 괴로움/한숨 섞인 미소로 지워버리고
/하늘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처럼 /앞만보고 걸어가는 우린 불나비 /오 자유여 오 기쁨이여
/오 평등이여 오 평화여 /내마음은 곧 터져버릴것같은 활화산이여 /뛰는 맥박도 뜨거운 피도 모두 터져버릴것같애.
/친구야 가자가자 자유찾으러 /다행히도 난 아직 젊은이라네 /가시밭길 험난해도 나는갈테야 /푸른 하늘 넓은 들을 찾아 갈테야.
2009/0605
painful her back 35.5*45.5cm 2003 Drawing on paper
치열하게 살았으나 /욕되게 살 수는 없어/ 허공에 한 생애를 던진/ 노무현의 영혼을/ 하늘이여,/당신의 두 팔로 받아 안아주소서 -도종환(시인)
2010/03/15
그림; 프란시스 베이컨
내가 전화를 안 받았던 지난 3주 동안 또 한 마리 젊은 나비가 날아 올랐다. 참으로 착한 청년이었고 성실한 동생이었던 그 애가 훠이훠이 날았다. 그의 가족이 나를 필요로 할 때 난 내 기분에 갇혀서 술픔을 나누지 못했고 오늘에야 내 기분을 풀고 나니 막막함만 남아버렸다. 난 당황했고 어쩔지를 몰랐고 그저 전화기를 들고 있을뿐.얼마나 힘들었을까. 갈비뼈 하나하나 두꺼운 마분지로 쌓여지는 옥 죄이는 고통. 그렇게 순하디 순했던 그는 혼자 참 질리게도 아팠었나보다. 그래서...그만 날고 싶었겠지. 잊고 싶었을테니깐.이제 전화를 꺼 놓는 일은 없어야겠다. 누군가 나를 필요로 하는 그순간에 그 역할을 나는 했어야 했다.모든 일은 '그 찰나' 에 일어난다. 멈추게 할 수도, 일어나게 할 수도...도데체... 사는게 뭘까.
늦어서 미안해요. 당신의 명복을 기원합니다.
지애누나.
2010/03/27
1999년 여름 대학원 졸업식 동기들과 함께.
날아올랐을까?
딱히 뭐라 설명이 없으니 이마저 생각을 할 수가 없구나.어제밤에 여자 피겨스케이팅을 기다리던 중에 아주 쓸데엇는 포털의 데드라인들 사이로 작은 글씨하나 올라와 이게 뭐지? 이러면서 열어봤을땐 이런 결과가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 너무 말도 안되는것 같아서...그 이 후로 피겨가 끝날때까지도 '구조중'이라고 나오는데 잠들기 전까지도 또 이런 결과일 줄은 상상도 못했다. '새떼'어쩌구 했던데 정말 말이 안되는거잖아. 믿을 수 없다는 말은 이런 일에 쓰는 말이겠다.
곽민정의 눈물에 같이 울고 김연아의 스케이팅에 애잖애 했는데오늘은 이 불명확한 기사가 점점 현실로 다가와 추위와 두려움에 찟겨지는 고통이 조금씩 나에게 '리얼'임을 뜨거워지는 눈가로 알게 해 준다.
누군가 내게 존경하는 인물이 누구냐고 묻을 때 그 중에 하나는 '현역으로 군생활 마친 남자들' 이라고 말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바다...
정부와 군의 흐릿하고도 비겁한 분석으로 어떤이는 졸업을 앞두고 어떤이는 사회생활을 앝두고 또 가족을 앞둔 그 많은 젊은 청춘들의 명예를 덜어뜨리고 그들의 가족을 바보로 만드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는데...아직도 현실로 믿는것이 죄송한 어느 청춘을 보낸 대한민국의 39살 화가씀....
2010/06/30
박용하.
노무현대통령의 서거, 장국영의 죽음 그리고 바로 오늘 박용하의 사망은 내게 가장 충격을 안겨줘 버렸다.
온에어란 드라마를 몇번이나 돌려보며 그 사람 박용하때문에 정말 많이 설레였었는데... 마지막 송윤아와의 키스 장면은 내가 솔로인게 비참하 정도였다.그랬었는데....연예인들의 자살 사건 중에 내게는 제일 슬픈일이 되어버렸다. 그리고 참 믿을 수가 없네. 노대통령 빈소에도 혼자 조문했던 그사람. 오늘 5시에 끝나는 수업을 7시까지 하고 작업실에 와서 컴퓨터를 켜고 갑작스런 이런일에 내 일처럼, 내 애인의 죽음처럼 슬픔이 가득해 진다. 눈물이 나서 오늘은 일찍 자버려야겠다. 그리고 내일도 강의를 열심히 잘 하고 그림을 그리고 밥을 먹고 책을 읽고 그렇게 지낼 것이다. 그렇게....
그의 연기가, 그의 사랑스런 미소가 보고싶고 이 일이 누군가의 거짓 쇼였음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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