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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writing/2018~

비오는날이 좋은 편줌마의 퇴근길

편의점 근무를 시작한 다음부터 좋아진 두가지는, 비와 경찰.
레이닝데이엔 건물 뒷편 분리수거 쪽 비를 막고 일반 쓰레기통을 실내로 옮기고, 매장 바닥에 박스 몇장을 깔아 붙이는 일을 하긴 해야하지만 파라솔에 손님이 거의 없으니 쓰레기통도 화장실도 깨끗해서 참 좋다. 사장님은 싫겠지만 나는야 알바 편줌마이니 이런 좋을호 는 호호호해도 될듯.
경찰들이 들르면 그냥 좋다. 신뢰와 안심이 솟구친달까.
빗소리까지 귀에 들릴 정도면 이공간으로 이동하는 것도 같다. 동물원의 '유리로 만든 배를 타고' 노래가 그려진다. 지금 이 순간 편의점은 유리로 만든 배가 되어 나를 둥실 뜨게하지.
아직 낭만을 버리지마라 김지애야.
얼마전부터 일요일 아침7시에 교통방송에서 함춘호가 방송을 한다. 오늘은 한대수 특집. 비도오고 익숙한 장인들의 낭만적인 목소리와 음악을 듣고 있으니 이 좋은 시간이 희한하게 나는 낯설다.
아직 낭만을 버리지마라 김지애야.
작고 소소한 감정들은 모아 두었다가 필요할때 끄집어 내며 사용하는 것이 창작인데 그 주머니 비워버린지 오래다. 아니, 꽁꽁 박음질로 막아버린것 같다.
그래도 낭만은 ..., 미련이 아직 조금 남아 있는걸까.
그래, 김지애야 아직 낭만은 버리지 마라.

아침 8시퇴근길엔 Edith piaf 의 노래를 들으면 가는데 Non, je ne regrette rien 가사가 꽂히는 오늘 아침,
'이미 댓가를 치뤘고 지웠고 잊어버렸죠 그저 과거일뿐이에요 나는 후회하지않아요'.
남은 비가 마저 내린다.
너무 하기싫지만, 그림이 안 팔리는 화가도 뭐든 해서 살긴 살아야하니깐, 소독일도 편의점일도 해야지. 퇴근길과 월급날의 기쁨을 생각하면서.

한손엔 샌드위치와 도시락 폐기, 귀에는 에디트 피아프, 눈에는 빗방울 그리고 머리는 비우기
퇴근길엔 정말 사람들이 없다. 비가오면 운동하는 이들도 없으니 '혼자' 라는 생각이 많이 든다.


이번주는 몸이 너무 아팠다.
하반신이 너무 아파서 질질 끌고 다녔던 것 같다. 작업실에서 성산동 중학교까지 25~30분 걸어갔었는데 이번주는 마을버스를 탔을만큼 걷는게 힘들었다.
한 주간 일의 마지막인 편의점에서까지 이제까지와는 다른 '어떤 힘듦'이 와서 포스기앞 의자에서 일어나는것도 못하겠다 싶어서 좀 울고 싶었당. ㅠㅠ
왜 새삼 이렇게 아픈지 생각을 해 보자...뭐 특별할 일도 없는데 왜지? 뭔가 조치를 취해야 할 것 같다. 뭘 해야할까. 일단 에드빌 두알 먹고 푹 자야지.
자고 일어나면 싹 나았으면 좋겠다 ㅠㅠ.
아, 또 다시 잘라내버리고 싶을만큼 '발아프기'에 들어가고 싶지 않아~~~~
뭐가 문제였지?
기분의 문제일까?
그냥 스트레스일까? 앙앙앙
그래... 자꾸 화도나고 엉망이었지...
'오늘만살기'실패 했지. 자꾸 나를 책망하고 못마땅해 했지. 그래서 불안했지. 화가 자꾸났고 어머니의 일반적인 말들에 분노했었지. 그래서 슬펐지. 내가 싫었지.

피곤엔 바나나우유나 커피믹스가 기본. 홀짝홀짝~아 너무 피곤하다--- 새삼왜 이러지?
일어서는게 너무 힘들어서 물끄러미 cctv영상속 나를 보다가 조금 슬펐다
이 겨울버선은 정말 따뜻함. 어머니가 주신 솜바지와 딱 어울림
진지하게 무언가 하고있는 나 김지애



명심해라 김지애!
오늘하루만 살자
놀면 뭐해
딱 오늘 하루만.
제발 내일을 생각하지마....
싱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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