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상당했었다고 말하니, '넌 항상 뭔일이 있어' 라는 상대에게, '내가 무슨일이 있었는데?' 라고 물어보지 못하고 전화를 끊었다. 물어보면 나는 '꼬인 사람'이 되고, '내가 전엔 어땠고, 지금은 어떤데?' 하면 '예민한 사람'이 된다. 생각을 하고 말한거라면 대화가 되겠지만, 대개는 그냥 아무말이나 하는거라, 대화로 이어지진 않고 판단 받는다. 또는 내가 자기연민에 쌓여있는 이미지를 준거다. 마음에 남아 좀 서글펐다.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한다는 전언이 있어서, 오랜만에 전화를 걸었던건데, 안 하는게 나을뻔했다. Forget it!
• '나만 내가 작가로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는 걸 알게 되는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나에게 '다른일'을 추천하지 않고, '김지애는 그림 그려야지' 라고 말해준, 배대표와 후배지혜를 잊지말자. 향후 내가 만족하는 작가의 삶을 살게 된다면, 이들에게 꼭 고마움을 전하리.
사실 그런 반응들은 당연하고 일반적이다. 그들이 내 그림을 몇개씩 사들인것도 아니고, 내가 뭔가 가능성있게 구별되는 모습을 보여준 것도 아니었으니..., 하지만 지금은 '굳이' 남의 입으로 주제파악 '당할' 필요는 없다. 나 혼자서 한 것 만으로도 너덜너덜하다.
• - '사람사는거 다 똑같다' , '다 힘들다', '나도 그러고 산다'... 류의 말들이 듣기 싫었다. 나는 앞으로 다른 사람들의 인생을 평균화시키는 말들을 하지 않도록 유의할꺼다. 삶의 고통은 공기와 같아서 경중도 대소도 없다. 그저 그 안을 채울 뿐.
나 역시 말의 정도를 지켜야 하고, 사람도 가려서 해야함을 잊지마라.
어떤 상황이래도 한가지씩은 꼭 배움이 있다. '남들에게 하지말아야 하는말들' 목록이 차곡차곡 늘어간다.
- '살빠졌다, 쪘다' , '얼굴 좋아보인다, 안 좋아보인다' 등의 외모 인사 하지 말 것. 패션센스 칭찬이나 정보 공유가 필요하여 물어보는거라면 괜찮다. 단지 보이는 현상을 왜 말하는 걸까? 다 거울보고 산다.
- 외적으로, '누구 닮았다' 하지마라. 실례다. 각자 다 눈 갖고 있다.
- '다른 사람 같다'도 하지마라. 다른 사람 같아서 예쁘다던가, 별로라던가 감상을 말할 용기와 성의가 있으면 해라.
- 내적으로, '달라졌다' 하지마라. 이런면 저런면 있는거다.
'내가 아는게 다 맞다' 라는 오만이다. 스스로를 판단 받았다 여길 수 있는 오해의 말들은 안 하는게 좋다. 뭘 안다고 말이다. 나쁘게든 좋게든 평가를 가지고 진정성 있는 긴 대화를 할 생각이 있다면 해라.
- 무슨말이든 한가지로 빨려드는 것과 사람을 경계해라. 무슨 얘기든 '살'로 가거나, 무슨 얘기든 '자기 성향, 자기 가족'으로 가거나, '종교' 인데, 매력 없다.
- '남이 보는 나'로 '나'를 말하지 마라. '우리 딸이, 아들이, 남편이, 부인이, 엄마가 아빠가... 맨날 나보고 그러잖아~ ' 아니, 그냥 '나'를 말해라. 이상하다.
- 자기자신과 함부로 묶지 마라. '우리 나이는~' '우리같은 ***하는 사람은~' 우리? 가족외의 우리가 있나? 모두 각자만의 인생 기준이 있다. 진심으로 슬플때 함께 울고, 기쁠때 같이 행복해 할 수 있는 이들에게 '우리'를 써라. 집단의 이익때문이건, 사람간의 우정때문이건.
• 민망할때 순간을 피하려고 거짓말하거나 우기지 마라. 그거 이겨서 뭐하겠나. 추하다.
• 제발 아무말이나 하지마라. 의미없는 말은 가족끼리만 하는거다. 그게... 가족이다.
• 정도를 못 지키겠다면..., 입 닫아라.
• 타인은 나에 대해 관심이 없다. 상관이 없다. 내 삶이 상관있는 사람은 '나'뿐이다.
남들은 내가 작가로 살건 안 살건, 편의점을 나가건 안 나가건, 변기를 닦건 식탁을 닦건, 청소알바를 하건 방역알바를 하건, 화상을 입건 동상을 입건, 우울하든 행복하든, 심지어 내가 죽건 안 죽건 관심이 없다.
나는 입을 닫아라. 나에게 관심있는 유일한 내가, '어떻게 살것인지', '지금을 참을 것인지 말 것인지' 결정해라. 문턱에 있을것인지, 기로에 서있을것인지..., 아니라면, 정하고 발을 떼라.
좌든 우든 지금 정하지 않으면 천정이 무너지고 화염은 덮친다. 어느 방향이든 가야한다. 바로 내가, 내가 결정해서 내 걸음으로.


• 2021년 가기전에 올해 초에 '이건 꼭 할꺼야'라고 적은것들 목록을 봤다. 두달동안 빡세게해서 좌절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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